Taein's Run

2023 안동마라톤 계획과 결과

오버 페이스 2023/09/17

목적

지난 안동마라톤 대회 (2023.09.17) 전략과 결과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안동마라톤 대회 당시와 훈련량

안동마라톤 대회가 개최된 날은 2023.09.17 이었다.
당시 6월 이후 대회 직전 누적 훈련 거리는 약 1,400km 였고, 월 32km 이상 장거리주를 1회 했었다.

남산 5회전

2017, 2022 안동마라톤 참가 경험이 있으며, 말도 안 되는 코스와 업힐이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대회 일주일 전 남산 5회전을 하였다.

안동마라톤 대회 계획

2022년 안동마라톤 DNF 이후, 첫 풀마라톤 대회였기 때문에, 대회 페이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이었다.
특히나, 난코스와 더불어 9월의 더위, 습도와 함께 10시 출발하는 대회인 만큼 기대 페이스대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여름 동안 업힐과 지속주 훈련으로 고생한 것 때문에 대회가 다가올수록 욕심이 커졌던 것 같다.
따라서 업힐 전 초반 6km 제외한 구간은 8월에 실시한 하프 기록주 1시간 38분(4'39") VDOT 기준에서 조금 늦추어 2023 안동마라톤 목표는 3시간 30분을 목표로 km당 5'00" 페이스 목표로 운영하기로 하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충분히 여름 기록주치고 힘들지 않았고, 업힐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안동마라톤 보급 계획과 고저도

7km마다 에너지젤 보급을 생각했지만, 대회 환경과 코스를 생각했을 때.. 그리고 풀코스는 먹는 만큼 간다는 주위의 조언으로 35km 지점까지 5km마다 보급을 하기로 계획했다.
총 5개의 아미노 바이탈 에너지젤과, 30, 35km 지점에서 2개의 GU 카페인젤을 사용하기로 하였고, 출발 전 아미노바이탈 퍼펙트젤을 섭취하였다.
당연하게도 9월 여름의 날씨는 매 급수대를 사용하여야 했다.

안동마라톤 대회 준비

상의는 나이키 에어로스위프트, 쇼츠는 트랙스미스 하프타이즈를 입었다. 싱글렛의 경우 한여름에는 에어로스위프트를 따라올 것이 없다. 신발은 알파2, 아디제로 프로3, 베넥2를 고려하였는데 업힐이 많은 주로를 고려했을 때 무조건 가벼운 신발을 우선했기 때문에 베넥2를 사용하기로 했다. 대회 일주일 전 남산 5회전을 기점으로 카보로딩을 실시하기로 했고, 수요일 3km TT와 목요일 크루 정기런 이후 풀 휴식으로 컨디션을 올리기로 했다.

안동마라톤 대회 결과

당일 아침 07까지 온 비와 함께 무더운 날씨는 최악의 환경이었다. 숨이 턱턱 막히는 고온다습한 날씨에서는 목표 페이스보다 한참 늦추어야 하지만 휴식 기간 덕분인지 컨디션은 최상이었고 이때까지도 충분히 3시간 30분은 기대해 볼 만 하다고 생각하였다.
정확히 초반 6km 지점까지 마라톤 페이스를 유지하며 뛰었고, 6km 지점부터 시작된 엄청난 언덕을 보고 바로 마음을 접었다. 분명 남산을 5회전 정도 하면 웬만한 언덕은 충분히 갈 것으로 생각한 건 큰 오산이었다. 알고 있었지만, 안동마라톤 코스의 난이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시간이 갈수록 기록 욕심을 버리게 되고 주로를 오가는 응급차를 보면서 정말 수백 번 포기할지 생각한 것 같다.
이후에 들은 이야기는 하프코스 페메 중엔 중도 포기를 할 만큼 어려운 코스였다. 나 또한 25km 지점에서 4시간 페이스메이커분을 만나지 못했다면 완주를 장담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상위 주자들을 제외하고서는 거의 모든 주자가 업힐에서 걷는 모습을 보았다. 나는 매 급수대에서 생수로 샤워할 정도로 몸에 들이부었는데, 같이 뛰어주신 페메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최종 기록은 3시간 50분 05초(5'30")로 완주하였고, 완주 후 수척해진 내 모습을 보니 살아 돌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이후에 몸무게를 쟀을 때 7kg이나 감량되었다. 같이 뛰어주신 페메선생님과 사진을 찍었는데, 선생님도 4시간 페메를 단둘이서 뛴 건 처음이라고 하셨다.
고온다습한 날씨와 난코스 때문인지 우승하신 분은 3시간 7분대인데 정말 힘든 대회였다. 아마 내가 계속 마라톤을 하게 된다고 해도 2023 안동마라톤을 최악의 대회로 꼽지 않을까 싶다.

끝맺음

9월의 대회, 난코스, 10시 출발과 더불어 안동마라톤 운영이 아쉬운 점도 있지만, 기록 욕심을 버리고 가을대회 대비 훈련코스 삼아 준비하였다면 좋았을 것이라 소회를 밝힌다.